탄소나노튜브, 몇 분 만에 만들 수 있다?

입력 2019-08-02 17:12   수정 2019-08-03 00:40

KIST·서울대 연구팀

직접방사법·습식방사법 융합
탄소나노튜브 섬유 재정렬
"강도·전기전도도 세계 최고로"



[ 이해성 기자 ] ‘꿈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가 실험실 밖으로 나올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 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의 김승민 책임연구원, 정현수 선임연구원과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종래 교수 공동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를 몇 분 내로 빠르게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만으로 구성된 나노미터(㎚) 크기의 튜브형 구조체다. 초경량·고강도에 전기전도도가 좋고 유연하다. 항공우주, 자동차, 선박 등은 물론 웨어러블 기기 등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계에선 흑연 원자 한 개 층을 벗겨낸 그래핀, 육각형 탄소구조체 풀러렌과 함께 ‘꿈의 탄소 신소재 3총사’로 부른다.

탄소나노튜브는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밀리미터(㎜) 이상 길이로도 생성해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볏짚을 꼬듯이 꼬아 섬유화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쓰이는 탄소나노튜브 제조법인 ‘직접방사법’과 ‘습식방사법’을 합쳐 새 공정을 개발했다. 직접방사법은 탄소와 촉매를 기체 상태로 고온 화로에 흘려보내 튜브 형태로 자라나게 한 다음, 특수 응고액에 통과시켜 섬유 상태로 뽑아내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공정시간을 줄일 순 있으나 섬유 밀도가 헐거워 기계적 강도와 전기전도도가 동시에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습식(액정)방사법은 반대로 섬유 밀도는 높일 수 있으나 용매 제거가 어려워 직접방사법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연구진은 습식방사의 용매와 직접방사에 쓰이는 응고 방식을 융합했다. 강한 부식성을 지닌 클로로설폰산(클로로황산)을 써서 직접 방사된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재정렬했다. 이후 아세톤 응고액에 투입해 밀도를 높였다. 그 결과 섬유의 정렬도와 밀집도가 처리 전보다 각각 240%, 160%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무게 대비 강도(4.4 N/tex)와 전기전도도(2770 S·㎡/kg)도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공정 시간을 수분 내로 마무리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선 초강산인 클로로설폰산을 저산도 용매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글로벌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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